체력

잡글 2011/12/19 23:16
부모로부터 양질의 신체를 물려받았다고 여기는 터라 운동선수들만큼은 아니지만 기초 체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는데, 호, 나이가 들어가니 여지없다. 요 근래 몇 달 체력 저하에서 비롯된 면역력 저하로 각종 질병에 시달리다보니 몸은 쓰면 닳아지는 물질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음과 몸이 따로 노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상,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게 되는 현상, 허나 자연스러워 별다른 이의 없이 그저 그러려니 하고 체념하거나 이를 연기시키기 위해 운동이나 영양제 복용으로 그에 반항하는 그런 현상, 어찌해야 하나 싶다. 한번도 술담배를 끊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데, 한번 고려도 해보고, 운동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참 별 생각을 다하게 된다. 따지고 보면 우리 할머니는 내 나이 때 이미 '할머니'였는데, 신체 나이가 자꾸 연기되다보니 젊은 체 하게 된다는 생각도 든다. 좌우간,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 즉 자신을 속이지 못한다는 것, 다만 정신이 주인이라 자청하는 '나'만 모르고 있다는 것. 그리 보면 몸만 우둔한 게 아니라 의식 또한 우둔하기 짝이없다. 저자가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시인이 '젊음을 탕진한 죄'라 썼던 대목이 생각난다. 맥락은 다르지만...
Posted by paixa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