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대 그리스도교연구소가 기획하여 10여명의 개신교 신학연구자들의 논문을 모은 <무례한 복음>을 훑어보았다. 한국사회 개신교의 문제점에 대해 내부에서 이러한 성찰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선 반갑다. 장윤재 교수의 흥미로운 지적부터 언급하자면 한국에서 개신교는 ‘비호감’ 종교 1위란다. 이유는 10가지 정도. 인용하면 “첫째는 교회의 세습이요, 둘째는 교회의 물신화이며, 셋째는 땅에 떨어진 도덕성(한국 내 가짜 미국박사의 45%가 신학박사임), 넷째는 타자는 인정하지 않는 근본주의적 신앙관(‘소통의 위기’), 다섯째는 기독교인들의 신행 불일치, 여섯째는 교회 내의 성차별주의, 일곱째는 교회의 기득권 정치세력화, 여덟째는 기독교 이단/사이비 종파, 아홉째는 기독교의 주류 종교화(수적으로 ‘여당’이 된 한국의 기독교), 그리고 마지막 열 번째는 잘못된 선교”.
이 논문집은 마지막 문제, 즉 잘못된 선교에 관해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특히 공격적인 해외 선교에 초점을 맞추었다. 필자들의 논문 중 대충 눈에 들어오는 사실관계만 열거해도 흥미롭다. 작년 기준으로 한국의 선교는 173개국에 16,616명의 선교사를 파견했으며, 실제로는 이보다 4-5천 명 정도를 덧붙여야 할 것이란다. 한국 선교사가 없으면 21세기의 세계선교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오는 모양이다. 이진구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실장은 ‘선교강국’을 넘어 ‘선교 제국주의’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해외선교가 급속한 성장을 한 데는 까닭이 있다. 필자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급속한 신장세를 보이던 개신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저성장을 거듭하다가 급기야는 ‘시장의 포화상태’를 맞는다. 기성 교인을 빼앗아 가는 교인 쟁탈전까지 생겨났던 것이다. 비신자, 타종교 신자가 더 이상 유입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선교는 한계에 도달한 셈이다. 하여 해외 선교는 선택이 아닌 필연이 된다.
또 하나 흥미로운 관점은 해외 선교가 1990년대 이후의 현상이라는 측면에서 한국 사회 특유의 근대적 체험과 연결시켜 설명하는 대목. 김진호 제3시대 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의 견해를 인용하면, 1970년대의 한국 기독교는 ‘기도원’ 열풍에 휩싸여 있었다. 이는 개발독재라 불리는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로 몰려든 이농인파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이 시기에는 기도원의 신앙체험을 통해야만 교회지도자가 될 수 있었고 교세도 확장시킬 수 있었다. 이제 1990년대에 이르면 도시로 몰려든 잠재적 신자들을 거느리면서 교세를 확장한 교회들이 강남으로 이주하며, 그 교회들을 중심으로 개신교는 새롭게 발전한다. 어떻게 성장하는가 하면, “쇼비즈니스적인 경영전략이 교회의 새로운 동력을 낳는 전략으로 선호”되며, “잘 기획된 더 도시적인 문화공간을 연출한 교회가 더 성공적인 결실을 누렸”고, “도시적 근대성 문화에 ‘적극적인 삶’을 강조하는 신앙적 품성이 유포되었”다는 것. 문제는 “이런 맥락과 관련해서 해외선교라는 신앙적 실천이 이른바 강남권 교회들에 의해 선도되어 범교회적 현상으로 자리잡게 되었”으며, “선교라는 공간 확대의 신앙적 욕망은 돌진적 근대화 과정에서는 거의 생각하지 못했던 요소인 ‘국경 너머’를 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공격적 선도, 무례한 복음, 이런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수년 전 받은 세례(어쩔 수 없는 개인사정 때문에 받았지만), 무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노순택씨의 <면죄부> 작업처럼 한국사회의 기독교 문화에 대한 진지한 비판이 필요한 시점이다.


